다시 찾아온 이별, 다시 찾은 아트라상
달콤한 재회도 잠시 나는 또 다시 이별을 맞게 된다. 이쯤되면 서로 안맞음을 인정하고 관뒀어야 했다. 그러나, 미련하고 어리석었던 20대 후반의 나는 그러질 못했다. 그의 생각과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고 견디기 힘들었으나, 어찌됐던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매력적인 남자였다. 그랬기에 나는 세 번째 이별에서도 그와의 이별을 쉽게 인정하지 못했었다.
세 번째 이별은 작은 자존심 싸움에서 시작됐다. 어쩌면 한 쪽이 꼬리를 내렸다면 쉽게 끝날 싸움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했고 싸움은 커졌다. 결국 서로 연락을 하지 않다가, 인내심이 폭발한 그는 다시 나에게 이별을 고하였다. 잘잘못을 굳이 따지자면 쌍방과실이겠으나 그래도 나는 남친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던 싸움의 발단은 당시 남자친구에게 있었다.
그러나 사랑싸움이 으레 그렇듯 누가 더 잘못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짜피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찾아온 이별의 고통을 견뎌내지 못했다. 안 맞는다는걸 잘 알면서도 인정하기엔 아팠고, 상대방에게 분노하다 후회도 하는 그런 감정의 도가니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전 이별과 달랐던 것은 이별한 직후 바로 상담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이별에 아파했지만 그렇다고 연락을 한다거나 상담을 섣불리 신청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 안에 그에게 연락이 올 수 있을거란 기대감도 있었고, 한 달 사이 그에 대한 마음이 사그라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에 대한 그리움만 짙어졌다. 그렇게 난 재차 상담을 신청하게 된다.
새로운 지침문자와 공백기
두 번째 상담은 새로운 상담사가 맡아 진행하였고, 이전과 같이 현 상황에 대해 분석과 재회를 위한 지침문자를 주었다.
현 상황에 대한 분석은 이전 상담과 다름없이 명확하고 분명했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은 크지만, 잦은 자존심 싸움으로 신뢰감이 하락하고 거리도 멀어지게 된 일명 고프저신 케이스였다. 상담사는 남자친구가 속 좁은 건 사실이나 나의 감정적인 태도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당시 어떤 식으로 대응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에 대한 프레임은 여전히 높았기에 재회확률 또한 비교적 높게 제시하였다.
지침문자 또한 여전히 낯부끄러웠지만, 간결하고 깔끔했다. 이전 지침과 달랐던 것은 그에게 곧바로 반응이 올만한 그런 문자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의 마지막 안좋았던 모습은 희석시키고 좋은 모습을 남겨두는 작업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이전 이별보다 공백도 길고 신뢰도도 많이 하락한만큼 곧바로 반응이 오는 지침문자를 만들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상담사 또한 곧바로 의미있는 답장이 오진 않을 것이라 하였고, 약 2개월 간의 공백을 두라고 하였다. 이 공백기 동안 그는 나를 미화하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상담사의 말에 따라 곧바로 지침문자를 전송하였다. 그때가 헤어진지 약 40일 즘 되던 시기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에게 답장이 와있었다. 예상대로 그는 나에게 만나자거나 하는 그런 섣부른 말은 하지않았다. 덤덤히 나의 앞날을 응원해주었고 자신 또한 미안했다고 할 뿐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남은 것은 2개월 간의 공백기였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도록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그대로였고, 그는 아무런 SNS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소식을 접할 수가 없었다. 그가 나를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는 힌트가 전혀없었기에 오히려 애가 타는 건 내 쪽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지침문자가 과연 먹힌건지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난 상담사에게 애프터메일을 보내 현 상황을 알리고 두 번째 지침문자를 받게 되었다.
두 번째 지침문자, 그리고 나의 선택
애프터 메일에서 상담사는 여전히 조금 더 기다려보길 추천하였다. 하지만 공백기 동안 나는 지칠대로 지쳐있었기애, 더 이상 기다릴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빨리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그러나, 두 번째로 받은 지침문자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전 지침문자까지만 하더라도 비록 유치하고 오글거리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는데 두번째 문자만큼은 달랐다. 확신은 없었고, 유치함만 느껴졌다.
지침문자를 설명하면서 그에 관련된 이론도 설명해주었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첫 번째 받았던 지침문자와 달리 공백기가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선뜻 그 지침문자를 쓰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나는 새로운 지침문자는 쓰지 않았다. 보내고나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간 받았던 문자 중 가장 오글거린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차마 보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난 두 번째 지침문자는 고이 접어두었고,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재회를 해보기로 한다.
요약
두 번째 재회를 한지 얼마되지 않아 또 다시 헤어지고 재회상담을 신청한다.
첫 번째 지침문자를 전송하고 공백기를 지냈지만 공백기동안 연락은 오지 않았다.
새로운 지침문자를 받지만, 쓰지 않기로하고 내 방법대로 재회를 시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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